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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진정하지. 그대들을 부른 건 사실 뜻이 있어서다.”

“무슨 말이지?”

“말 그대로다. 솔직히 말하면 시험을 해보고 싶어서이지.”

 

속 시원하게 신이란 작자가 속셈을 밝히자, 남자 측이 비꼬아 버린다.

 

“신이란 작자가 창조물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건가.”

“어쩔 수 없다. 신이라고 해도 혼자는 아니다. 신도 결국 속박된 개인일 뿐이다.”

“세상에 그런 한심한 신이 있다면 결국 시민과 다를 게 무엇인가.”

“시민보다 못하지. 그만큼 격무에 시달린 너라면 알 텐데, 레논 도미트리.”

 

신은 시가를 만들어 내더니, 한 모금 머금고 내뿜었다.

 

“황제는 시민보다 높다.”

“너는 비록 신민들을 위해서라고 위로했겠지만, 진짜 그게 너의 진심인가?”

“신이라고 해도, 함부로 사람의 마음을 잴 수는 없는 법이다.”

“그래,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를 수 있겠지. 하지만 황제는 일반인이 아니다. 그렇지 않은가? 그대의 아버지가 말했던 만큼 황제는 괴물이니 말이다.”


레논은 침묵에 빠졌다. 범접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만들어지자, 화제를 돌리기 위해 세연이 그 틈 사이로 끼어든다.

 

“바르만께서 뜻하시는 바가 무엇입니까?”

“그건 긴 이야기가 된다, 신도 세연. 삼라만상. 우주, 은하계 안에서 수놓아져 있는 별들과 행성, 샐 수도 없는 수많은 행성 중에서 태어난 생물들은 자연스럽게 상하구도를 만들었다. 의식 없이 태어나, 때 아닌 성찰을 한 모든 동물들은 놀라웠을 것이다. 그리고 그 어떤 동물이던 사람이던 한 번쯤은 의심을 품었을 테지. 무엇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고민했을 것이다.”

“바르만교의 창세기 어록이 아닌가.”

 

레논의 대답에 신은 숨을 크게 내쉬었다. 무언가 단단히 준비하고 말한다는 느낌으로 말을 이었다.

 

“자칭 폐하는 입이 싸군. 맞다. 하지만 아니지. 창세기가 실려 있는 성경에는 어디까지나 나의 어록도 포함되어 있다. 그게 다소 변형되고 변색되었다고 해도 말이다.”

“말하고 싶은 게 무엇인가.”

“직접 내린 신탁은 이율배반적이게도 왜곡되거나 삭제되었다. 그런 칙칙한 이야기지." 

"신도 별 건 없군."

"오, 잘나신 폐하야말로 시체가 되다니 한심하군. 재미없는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다. 여행이다. 여행을 주선하지. 레논과 신도 세연, 너네들의 여행을 말이야.”

 

신은 손뼉을 친다. 그들은 곧 신바람 난 다람쥐마냥 떠올랐다. 주변이 온통 어두워지고 눈꺼풀이 흐늘흐늘 움직이는가 싶더니, 그들의 눈앞에는 푸르고 맑고 깨끗한 녹색의 원형 행성이 기다리고 있었다.

 

“기대해라! 어마어마한 시간을 투자해서 만든 신세계이자 동식물이 사는 행성, 피아라다. 대단한 나라들이 있지. 동식물이 살게 하는 것으로도 이 은하계는 역작이라고 할 법하다.”


꿀이 있는 곳에 벌과 꽃이 있듯이 그 둘은 즉시 반박했다. 애증의 대상과는 좋아하는 것이라면 죽이 맞으려야 맞을 수 없지만 싫어하는 것으로는 쌍벽을 다투기 십상이다.


“신이란 놈이 장난질이 심하군.”

“바르만이시여, 저도 납득할 수가 없습니다.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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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편째입니다! 한층 수정을 가해서 그나마 보기 좋게 만들었습니다. 그래도 수정은 더 필요하죠. 음음...어떠신가요? 물에 물탄듯 묘사도 별로 없고 싱거운 느낌이실 텐데요. 앞으로 더 싱거울 가능성이 높으니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좋은 밤 되시고 푹 주무세요.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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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든지 여행은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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