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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음이 들렸다.

 

폐하!”

세연님!”


세연이라 불린 여자가 가방을 여는 순간, 굉장한 폭발이 일어나더니 곁에 있던 폐하라 불린 사람까지 폭발에 휩싸인 것이었다. 그 여자도, 남자도 섬뜩한 후광 후에는 아무도 무사하지 못했다.

 

젠장, 이런 속셈이었구나! 모두 사격 개시! 한 놈도 살려 보내지 마라!”

개죽음을 피해라. 모두 도망쳐라!”

 

총성과 비명소리는 끊이지 않고 울려 퍼진다.

시체가 되어서도 잠시 동안은 소리가 들린다는 연구 결과를 그들은 유감없이 깨달을 수 있었다. 그러나 한참 후, 나른해지며 먹먹하고도 고요한 어둠만이 곧 그들을 지배했다.

 

인생이 연극과 드라마처럼 지나간다는 건 그저 거짓뿐이었는지허심탄회한 감정을 느낄 낌새도 없이 그들은 묵묵해졌다그런데 한참 후, 그들을 깨운 목소리가 있었다.


비극이구나.”

 

의식을 차리고 앞을 바라보니 거대한 형체를 한 사자 조각상이 그 광경을 목격했던 듯이 말했던 것이다. 여자 측이 놀라서 말을 잇지 못하자, 남자 측이 말을 걸었다.

 

네놈은 누구냐.”

나는 신, 너희들의 창조자다.”

? 괴상한 조각물이 신이라고 지껄여봤자 믿을 수 없다.”

그렇다면 여기에 그 이상한 조각물이 말을 거는 것은 무엇이지? 그렇게 숭상하던 과학인가? 좋아했던 상식과 지식인가?”

정론이다. 그 외에 뭐가 있단 말인가?”

 

한편 여자 측은 흠칫 놀라며 언뜻 경배하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 하느님, 바르만을 뵈어 영광입니다.”

호오, 신도 홍세연은 말이 통하는군.”


갸륵하다는 표정으로 만면의 미소를 짓는 사자 조각상을 남자 측은 비웃었다.

 

고작해야 애들 장난거리일 뿐이다. 신이 어디 있단 말인가.”

슬프군. 불신자여, 어째서 신이 존재하지 않다고 생각하느냐.”

당연하다. 신이 있었다면 왜 전쟁이 있는가. 어째서 저 여자와 내가 간악한 놈들에게 죽임을 당해야 했지? 분명 저 순진무구한 여자를 이용한 패거리들이 가방에 폭약을 숨겨둔 것이 틀림없다. 애당초 전후 파악 못하고 일어난 그 시위 자체도...”

폐하, 아니 당신은, 항상 그런 식이었어요! 자로 재는 것처럼, 실리를 위해서 데르상 장군을 팔아버린 그 행위도 의회를 숙청하고 폐하로 불리는 그 자리에 올라선 폭압적인 정치도 어느 하나도 남을 배려하는 생각이 없었다고요!”

, 그래서 좋아진 게 뭔가. 항상 권력을 탐하는 왕조들의 전쟁을 보고 싶었던 건가? 아니면 데르상 장군의 말처럼 죽기 살기로 싸워 대륙을 통일할 마음이라도 있었던 건가? 허무맹랑한 신의 이야기를 믿으며 말도 안 돼는 기적이라도 바랐단 말인가? 실리를 위해서는 그의 희생이 필요했을 뿐이다.”

그 희생에 당신과 나, 우리 둘이 만들어졌다면 납득이 가능한가요?”

 

한창 그 둘의 논쟁은 뜨거운 감자처럼 익어 올랐다. “이롭지 않은 희생은 개죽임일 뿐이다.”, “우리에겐 그게 바로 당신의 명령이었어요.” 라고 주거니 받거니 그 둘은 언성을 높였다. 이 와중에 사자 조각상의 모습을 했던 신은 모습을 바꾸어 매끄럽고 늘씬한 몸이지만 탄탄한 인간의 몸으로 변했다. 손에는 민들레꽃을 쥐고 그 둘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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