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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이번에는 잔주름이 많은 노인의 모습으로 변해 궤장을 진 체, 모습을 드러낸다.

 

그래서 신이라는 자가...”

폐하, 바르만이시여, 이제 그만하시지요.”

소모적인 논쟁이 격화될 무렵, 침울하여 심신이 가라앉았던 세연은 겨우 이성을 되찾았다. 곧 그녀는 그들을 차분하게 만류한다.

 

폐하, 어쩔 수 없다, 현실이 그렇다, 포기해야 한다, 그런 종류의 믿음과 생각은 저도 좋아하지 않아요. 다만 그래도 모든 게 이상만큼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건 저도 익히 잘 알고 있는 이야기고요.”

그런 논리라면 짐의 치세에 거역할 이유가 없다.”

인위적인 일과 자연재해를 동급으로 취급하시는 분은, 폐하가 유일한 분이세요. 사람이 사람을 해치는 일, 천재지변이 사람을 집어 삼키는 일, 그 둘을 동급의 선상에서 다룰 수 있다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거예요.”

뭐라!”

조금만 반대해도, 약간만 변화를 원해도 폐하는 역정을 내시거나 항상 반대를 하시죠. 어째서 감정을 헤아려 주시지 않으시죠? 왜 저희의 바람과 어긋난, 그런 방향을 택하시는 지 항상 의문이었습니다.”

외부자가 내부자의 일을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 아무것도 모른다면 조용히 하는 게 미덕이다.”


폐하는 농사를 아시지 못하세요땅을 얼마나 깊게 파야 하는지땡볕에 일하지 않도록 새벽에 일어나서 김매기를 해야 한다던지무릎과 허리가 펴지지 못하는 병을 키우신다는 걸 모르시겠죠굶주림을 아시나요흐르는 땀방울이 이다지도 굵은지 느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그림은 그리는 사람들만 평가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시는 쓰는 시인들만 느낄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답답함과 편협함그것은 폐하의 잘못이었다고 생각해요.”


전과는 다른 차분한 말투유려한 말솜씨에 레논은 할 말을 잃었다약간의 의구심을 가지고 쳐다보는 그를 세연은 신경 쓰지 않고 신에게 본인의 뜻을 밝혔다.

 

바르만의 뜻은 잘 알겠습니다하지만 폐하의 의중도 이해해주셨음 합니다폐하는 비록 제가 잠시 무례를 범한 바가 있습니다만우리들의 지도자이십니다.”

깊이 유념하는 바다유의하지.”

바르만이시라면 언젠가 좋은 세상을 만드시리라 믿습니다.”

 

확답을 듣고 난 후세연은 즐겁다는 듯약간의 미소를 머금었다그건 천진난만한 소녀가 지을 수 있는 최대한의 표정이었다그녀는 그 후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이 표정을 그대로 유지하며 레논에게 말했다.

 

정겹고 즐거운 여행이 될 거 같아요폐하.”

윤허한 기억은 없다.”


짜증스런 억양이다. 마치 누군가가 읽던 책을 빼앗아 시궁창에 처박기라도 했는지, 레논의 이마에는 깊은 인상이 새겨졌다. 하지만 상대가 나쁜 게 문제였다. 머릿속이 완전히 정리된 세연은 교회에서 보는 뽀로통한 아이를 달래듯, 얄밉게 입을 놀린다.짜증스런 억양이다. 마치 누군가가 읽던 책을 빼앗아 시궁창에 처박기라도 했는지, 레논의 이마에는 깊은 인상이 새겨졌다. 하지만 상대가 나쁜 게 문제였다. 머릿속이 완전히 정리된 세연은 교회에서 보는 뽀로통한 아이를 달래듯, 얄밉게 입을 놀린다.


폐하는 신에게 반하신 겁니까황후도 나쁘지는 않군요여보라고 불러야 하는 건가요듣지 않으신다면 결국 부부로서 인연을 이어가지 않겠습니까폐하.”

폐하폐하라는 호칭이 이렇게 불쾌한 지는 처음 알았군.”

그렇다면부디 여행에 찬동해주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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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300 단어 달성에 처음으로 실패했군요...

워낙 바쁘고 피곤해서 그랬다지만 

마음 한 켠으로 씁쓸하네요.


내일 달성 실패 분량을 채움과

동시에 하루 300단어를 달성하고자 합니다.


기다리신 분들에겐 죄송할 따름이네요.

좋은 밤 되시고 내일을 기대해주세요.


오늘과 동일하게 오후에 올라올 예정입니다.


ps. 수정 완료입니다!

표현을 고치고 호칭도 저 -> 신으로 고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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